지난 3월, 국가인권위원회(이하 국가인권위)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관련 내용이 삭제된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국가인권위 독립 보고서(안)’이 채택되었다. 김용원 상임위원은 포괄적 차별 금지법 제정에 대해 “성 정체성 문제를 차별 금지 사유로 포함하는 규정들은 온당하지 않다. 이걸 주장하는 것은 인권위가 인권단체를 자처하는 꼴”이라는 말로 반대했다. 해당 보고서는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의 최종 권고 이행 상황을 심사를 위해 제출하는 보고서이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한국 정부에 이미 수차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권고한 바 있다. 국가인권위에서 평등법 제정을 추진 중임과 동시에, 국가인권위 내부의 혐오 발언에 아무런 제재도 없이 인권의 가치를 논의한다는 것이 의문스럽다.
국가인권위는 우리 사회의 인권의 가치를 보호하고 평등을 실천하기 위해 존재하며, 소수자가 겪는 차별을 살피고 피해자 구제와 적극적인 대응책을 발견하기 위한 독립적인 인권 구제 기관이다. 이러한 기관에서 국가인권위 내부의 혐오에 아무런 제재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이다. 무엇보다, 국가인권위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개탄스럽다.
이후 대응 또한 문제이다. 송두환 위원장은 지난 4월 2일, 국가인권위원회 제주출장소에서 있었던 제주지역 인권시민단체 간담회 자리에서 지금의 국회 상황에서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추진이 어렵지만 어쩌면 이 이후에는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지금의 국가인권위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의 시급성 또한 잊어버린 것만 같다. 제주퀴어프라이드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위 사태와 대응 과정 전반을 통틀어 깊은 실망과 우려를 표명한다.
제주에서는 올해 ‘제5회 제주퀴어프라이드’가 개최될 예정이다. 지난 2022년에 있었던 ‘제4회 제주퀴어문화축제’ 이후 2년 만에 돌아온 프라이드이다. 제주 지역의 괸당 문화뿐만 아니라 공권력의 행정 차별과 혐오세력의 반대 속에서 프라이드를 이어가는 것은 매번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일 년에 단 하루 성소수자와 앨라이들이 안전하고 즐겁게 만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기 위해, 성소수자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차별을 공론의 장으로 이끌어 내기 위해 프라이드를 개최한다. 일 년에 단 하루뿐인 행사를 여는 데에도 수많은 행정 차별과 성소수자 혐오를 경험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의 차별과 피해 사실에 대한 구제를 받고 싶어도 차별과 혐오를 인정하지 않아서 겪는 어려움이 분명히 존재한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이런 상황들을 헤쳐 나가기 위한 아주 최소한의 기반이 될 것이다.
지금 당장의 변화가 실행되지 않는다면 성소수자의 삶은 정치적 이해관계 속에서 끝없이 지워지고 삭제될 것이다. 조직위는 확실하고 즉각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법안 제정은 지체되어도, 성소수자 인권은 더 이상 지체될 수 없다. 조직위는 국가인권위에 요구하는 아래의 사항을 실현하기 위한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노력이 선행되기 전까지 국가인권위의 제주퀴어프라이드 행사 참여 및 연대 일절을 보이콧하기로 결의한다.
제주퀴어프라이드 조직위원회는 국가인권위원회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번 사태의 원인이 국가인권위 내부의 성소수자 혐오로부터 시작되었음을 인정하고 개선하는 모습을 보여라.
하나, 국가인권위원회는 삭제된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한 내용을 즉시 복원하라.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성소수자가 겪는 차별을 설명하고, 피해자를 구제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을 위해 꼭 필요한 법률이다.
하나, 국가인권위원회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의 시급성을 인정하고, 독립된 안건으로서의 평등법 제정을 위해 즉각적이고 체계적인 대책을 마련하라.
제주퀴어프라이드 조직위원회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위 요구를 받아들이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노력을 선행하기 전까지 국가인권위원회의 제주퀴어프라이드 행사 참여 및 연대 일절에 대한 보이콧을 지속할 것임을 선언한다.
[선언]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의 시급성을 잊은 국가인권위원회 보이콧한다!
지난 3월, 국가인권위원회(이하 국가인권위)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관련 내용이 삭제된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국가인권위 독립 보고서(안)’이 채택되었다. 김용원 상임위원은 포괄적 차별 금지법 제정에 대해 “성 정체성 문제를 차별 금지 사유로 포함하는 규정들은 온당하지 않다. 이걸 주장하는 것은 인권위가 인권단체를 자처하는 꼴”이라는 말로 반대했다. 해당 보고서는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의 최종 권고 이행 상황을 심사를 위해 제출하는 보고서이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한국 정부에 이미 수차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권고한 바 있다. 국가인권위에서 평등법 제정을 추진 중임과 동시에, 국가인권위 내부의 혐오 발언에 아무런 제재도 없이 인권의 가치를 논의한다는 것이 의문스럽다.
국가인권위는 우리 사회의 인권의 가치를 보호하고 평등을 실천하기 위해 존재하며, 소수자가 겪는 차별을 살피고 피해자 구제와 적극적인 대응책을 발견하기 위한 독립적인 인권 구제 기관이다. 이러한 기관에서 국가인권위 내부의 혐오에 아무런 제재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이다. 무엇보다, 국가인권위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개탄스럽다.
이후 대응 또한 문제이다. 송두환 위원장은 지난 4월 2일, 국가인권위원회 제주출장소에서 있었던 제주지역 인권시민단체 간담회 자리에서 지금의 국회 상황에서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추진이 어렵지만 어쩌면 이 이후에는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지금의 국가인권위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의 시급성 또한 잊어버린 것만 같다. 제주퀴어프라이드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위 사태와 대응 과정 전반을 통틀어 깊은 실망과 우려를 표명한다.
제주에서는 올해 ‘제5회 제주퀴어프라이드’가 개최될 예정이다. 지난 2022년에 있었던 ‘제4회 제주퀴어문화축제’ 이후 2년 만에 돌아온 프라이드이다. 제주 지역의 괸당 문화뿐만 아니라 공권력의 행정 차별과 혐오세력의 반대 속에서 프라이드를 이어가는 것은 매번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일 년에 단 하루 성소수자와 앨라이들이 안전하고 즐겁게 만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기 위해, 성소수자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차별을 공론의 장으로 이끌어 내기 위해 프라이드를 개최한다. 일 년에 단 하루뿐인 행사를 여는 데에도 수많은 행정 차별과 성소수자 혐오를 경험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의 차별과 피해 사실에 대한 구제를 받고 싶어도 차별과 혐오를 인정하지 않아서 겪는 어려움이 분명히 존재한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이런 상황들을 헤쳐 나가기 위한 아주 최소한의 기반이 될 것이다.
지금 당장의 변화가 실행되지 않는다면 성소수자의 삶은 정치적 이해관계 속에서 끝없이 지워지고 삭제될 것이다. 조직위는 확실하고 즉각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법안 제정은 지체되어도, 성소수자 인권은 더 이상 지체될 수 없다. 조직위는 국가인권위에 요구하는 아래의 사항을 실현하기 위한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노력이 선행되기 전까지 국가인권위의 제주퀴어프라이드 행사 참여 및 연대 일절을 보이콧하기로 결의한다.
제주퀴어프라이드 조직위원회는 국가인권위원회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번 사태의 원인이 국가인권위 내부의 성소수자 혐오로부터 시작되었음을 인정하고 개선하는 모습을 보여라.
하나, 국가인권위원회는 삭제된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한 내용을 즉시 복원하라.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성소수자가 겪는 차별을 설명하고, 피해자를 구제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을 위해 꼭 필요한 법률이다.
하나, 국가인권위원회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의 시급성을 인정하고, 독립된 안건으로서의 평등법 제정을 위해 즉각적이고 체계적인 대책을 마련하라.
제주퀴어프라이드 조직위원회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위 요구를 받아들이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노력을 선행하기 전까지 국가인권위원회의 제주퀴어프라이드 행사 참여 및 연대 일절에 대한 보이콧을 지속할 것임을 선언한다.
2024년 5월 10일
제주퀴어프라이드 조직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