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명] -HIV/AIDS 감염인 인권의 날 성명-
[감염인의 삶이 존중받는 사회를 향해.]
12월 1일, 오늘은 세계 에이즈의 날이자 HIV/AIDS 감염인 인권의 날이다. 감염인을 질병의 확산 방지를 위한 통제 대상으로 보지 않고, 감염인의 존엄과 권리에 집중하며, 그것이 보장되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한국 시민사회와 인권단체는 12월 1일을 HIV/AIDS 감염인 인권의 날로 명명했다.
HIV는 이제 예방 가능하고 치료 가능한 질병이 되었다. 치료제를 꾸준히 복용하면 일상을 무리 없이 살아갈 수 있으며, 바이러스 수치가 ‘검출되지 않는 수준’(U=U, Undetectable=Untransmittable; 미검출=전파불가)에 도달하면 타인에게 전파되지 않는다. 또한 PrEP(노출 전 예방요법), PEP(노출 후 예방요법) 등 다양한 예방 수단도 존재한다.
지난 40여 년의 HIV 대응의 역사는 HIV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치명적 감염병에서, 과학적 진보와 인권 기반의 정책을 통해 예방·치료 가능한 질병으로 전환되어 온 과정이었다. 그 과정에는 감염인을 낙인찍지 않고, 익명 검사·전문 진료 체계·커뮤니티 기반 지지 등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함께 있었다. 과학적 진전은 차별이 아니라 연대와 포용 위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사회적 낙인과 차별은 여전히 예방과 치료 접근을 가로막고 있다. 한국의 공중보건 체계는 감염인이 익명으로 검사받고, 전문적으로 진료받으며, 예방 서비스에 접근할 권리를 충분히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 감염 사실 유출로 생계가 무너진 사례는 반복되고, 의료기관의 진료 거부도 여전히 존재한다. 일부 언론은 감염인을 ‘잠재적 가해자’로 묘사하는 보도로 낙인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성소수자들은 오랫동안 HIV와 에이즈에 대한 사회적 비난의 표적이 되어 왔다. 이는 감염 여부와 무관하게 성소수자 전체를 ‘위험한 집단’으로 낙인찍는 구조적 폭력이며, 공적 논의와 정책, 언론, 온라인 공간에서 반복적으로 재생산되고 있다. 이러한 혐오와 잘못된 정보는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낙인뿐만이 아니라, HIV에 대한 검사와 치료 접근을 위축시키고, 감염인들이 필요한 의료 및 지원을 찾지 못하게 한다.
낙인은 성소수자 내부에서도 존재한다. 퀴어 커뮤니티 내부에서도 HIV 감염인을 향한 미묘한 거리두기, 연애·섹스·커뮤니티 참여에서의 배제, 윤리적 판단 등이 존재한다. HIV와 함께 살아가는 퀴어들은 자신들의 공동체 안에서도 또 한 번 배제를 경험한다. HIV 감염인의 삶은 현대 의학과 함께 확장되었지만, 퀴어 공동체의 언어와 인식은 아직 그것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퀴어 공동체가 바뀌지 않는다면, 퀴어 감염인은 사회로부터도, 공동체로부터도 이중의 고립을 겪을 수밖에 없다.
제주퀴어프라이드 조직위원회는 말한다.
우리는 감염인을 ‘관리 대상’으로 취급하는 국가의 낡은 프레임을 거부한다. 감염인 인권을 침해하는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 제19조(전파매개행위 금지조항)는 폐지되어야 한다. 감염인 차별을 명확히 금지하는 차별금지법도 즉각 제정되어야 한다. 언론의 혐오보도를 규제하고, 온라인 공간의 혐오 표현에 대응할 공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PrEP, 검사, 치료 서비스는 누구나 차별 없이,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퀴어 커뮤니티 역시 변화해야 한다.
침묵과 회피 대신, 정확한 HIV 정보(PrEP, U=U 등)를 공동체 내부에서 적극적으로 공유해야 한다. 감염인의 경험과 목소리가 커뮤니티 논의의 주변부가 아니라 중심이 되어야 한다. 감염인을 ‘조심해야 할 존재’가 아닌, 함께 싸우고 함께 살아가는 동료로 인정하는 공동체의 윤리가 필요하다.
HIV/AIDS 감염인 인권의 날은 누구도 질병이나 정체성으로 인해 존엄을 잃지 않는 사회를 향한 약속의 날이다. 감염인은 ‘통제 대상’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시민이며, 친구이고, 연인이며, 가족이고, 공동체를 이끄는 동료이다. 우리는 공포가 아닌 인권을, 침묵이 아닌 연대를, 배제가 아닌 공동체의 책임을 선택한다.
낙인을 끝내고, 차별을 멈추고, 감염인의 삶이 존중받는 사회를 향해. 지금, 여기서부터 바꿔 나가자.
2025년 12월 1일
제주퀴어프라이드 조직위원회
[성명] -HIV/AIDS 감염인 인권의 날 성명-
[감염인의 삶이 존중받는 사회를 향해.]
12월 1일, 오늘은 세계 에이즈의 날이자 HIV/AIDS 감염인 인권의 날이다. 감염인을 질병의 확산 방지를 위한 통제 대상으로 보지 않고, 감염인의 존엄과 권리에 집중하며, 그것이 보장되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한국 시민사회와 인권단체는 12월 1일을 HIV/AIDS 감염인 인권의 날로 명명했다.
HIV는 이제 예방 가능하고 치료 가능한 질병이 되었다. 치료제를 꾸준히 복용하면 일상을 무리 없이 살아갈 수 있으며, 바이러스 수치가 ‘검출되지 않는 수준’(U=U, Undetectable=Untransmittable; 미검출=전파불가)에 도달하면 타인에게 전파되지 않는다. 또한 PrEP(노출 전 예방요법), PEP(노출 후 예방요법) 등 다양한 예방 수단도 존재한다.
지난 40여 년의 HIV 대응의 역사는 HIV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치명적 감염병에서, 과학적 진보와 인권 기반의 정책을 통해 예방·치료 가능한 질병으로 전환되어 온 과정이었다. 그 과정에는 감염인을 낙인찍지 않고, 익명 검사·전문 진료 체계·커뮤니티 기반 지지 등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함께 있었다. 과학적 진전은 차별이 아니라 연대와 포용 위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사회적 낙인과 차별은 여전히 예방과 치료 접근을 가로막고 있다. 한국의 공중보건 체계는 감염인이 익명으로 검사받고, 전문적으로 진료받으며, 예방 서비스에 접근할 권리를 충분히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 감염 사실 유출로 생계가 무너진 사례는 반복되고, 의료기관의 진료 거부도 여전히 존재한다. 일부 언론은 감염인을 ‘잠재적 가해자’로 묘사하는 보도로 낙인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성소수자들은 오랫동안 HIV와 에이즈에 대한 사회적 비난의 표적이 되어 왔다. 이는 감염 여부와 무관하게 성소수자 전체를 ‘위험한 집단’으로 낙인찍는 구조적 폭력이며, 공적 논의와 정책, 언론, 온라인 공간에서 반복적으로 재생산되고 있다. 이러한 혐오와 잘못된 정보는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낙인뿐만이 아니라, HIV에 대한 검사와 치료 접근을 위축시키고, 감염인들이 필요한 의료 및 지원을 찾지 못하게 한다.
낙인은 성소수자 내부에서도 존재한다. 퀴어 커뮤니티 내부에서도 HIV 감염인을 향한 미묘한 거리두기, 연애·섹스·커뮤니티 참여에서의 배제, 윤리적 판단 등이 존재한다. HIV와 함께 살아가는 퀴어들은 자신들의 공동체 안에서도 또 한 번 배제를 경험한다. HIV 감염인의 삶은 현대 의학과 함께 확장되었지만, 퀴어 공동체의 언어와 인식은 아직 그것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퀴어 공동체가 바뀌지 않는다면, 퀴어 감염인은 사회로부터도, 공동체로부터도 이중의 고립을 겪을 수밖에 없다.
제주퀴어프라이드 조직위원회는 말한다.
우리는 감염인을 ‘관리 대상’으로 취급하는 국가의 낡은 프레임을 거부한다. 감염인 인권을 침해하는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 제19조(전파매개행위 금지조항)는 폐지되어야 한다. 감염인 차별을 명확히 금지하는 차별금지법도 즉각 제정되어야 한다. 언론의 혐오보도를 규제하고, 온라인 공간의 혐오 표현에 대응할 공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PrEP, 검사, 치료 서비스는 누구나 차별 없이,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퀴어 커뮤니티 역시 변화해야 한다.
침묵과 회피 대신, 정확한 HIV 정보(PrEP, U=U 등)를 공동체 내부에서 적극적으로 공유해야 한다. 감염인의 경험과 목소리가 커뮤니티 논의의 주변부가 아니라 중심이 되어야 한다. 감염인을 ‘조심해야 할 존재’가 아닌, 함께 싸우고 함께 살아가는 동료로 인정하는 공동체의 윤리가 필요하다.
HIV/AIDS 감염인 인권의 날은 누구도 질병이나 정체성으로 인해 존엄을 잃지 않는 사회를 향한 약속의 날이다. 감염인은 ‘통제 대상’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시민이며, 친구이고, 연인이며, 가족이고, 공동체를 이끄는 동료이다. 우리는 공포가 아닌 인권을, 침묵이 아닌 연대를, 배제가 아닌 공동체의 책임을 선택한다.
낙인을 끝내고, 차별을 멈추고, 감염인의 삶이 존중받는 사회를 향해. 지금, 여기서부터 바꿔 나가자.
2025년 12월 1일
제주퀴어프라이드 조직위원회